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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 2025 GCSC 우수상 수상을 회고하며 (한일 대학생 창업 캠프) + 승려와 수수께끼를 읽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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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 2025 GCSC 우수상 수상을 회고하며 (한일 대학생 창업 캠프) + 승려와 수수께끼를 읽고

모노산달로스 2025. 3. 13. 20:04

2025. 3. 4 뒤늦게 적는 GCSC 회고록
 

Global College Startup Camp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 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 셰익스피어 '존 왕' 5막 2장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의 마지막 장에 담긴 명언입니다. 해당 캠프가 끝난 뒤 접한 책인데, 방학 동안 창업에 대해 고민을 하는 제게 큰 힘이 되었던 책입니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혹자는 창업을 위해서는 인생을 걸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그 인생을 걸만한 '아이디어'란 뭘까요? 큰돈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일까요? 혹은 내가 진정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는 것일까요?

 
 

 
본 게시글은 2025 GCSC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회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GCSC란 무엇인가?

What is GCSC?

 
GCSC는 Global College Startup Camp의 약자로 대학생들이 모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캠프입니다. 이번 2025년도는 가천대학교히토츠바시대학(一橋大学)이 공동 주최한 행사입니다. 글쓴이는 경기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벤터스를 통해 신청을 했습니다.
 
신청 과정은 1차와 2차 서류 면접으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창업과 관련하여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는지가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또 영상을 통해 자기소개를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글쓴이는 약 70인의 합격자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각지에서 가천대학교로 몰려들었습니다.
 


 

첫 만남과 분위기(12.20)

온라인으로 오티가 진행되었다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 12월 20일 온라인 오티가 진행되었습니다. 행사의 대한 소개와 팀 빌딩을 위한 자기소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오티가 끝난 뒤에는 자유롭게 본행사 전까지 팀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노션에 올라간 자기소개를 보고 연락을 했다

 
노션에 자신의 대한 소개를 올리고 모모보드로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를 돌아보면, 본인의 자기소개를 너무 짧게 적은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주요한 경력인 깃허브나 블로그 링크를 참조하지 못해 연락 시에 새롭게 전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팀 빌딩 기간이 끝나갈 무렵 한 팀원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팀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팀이 구해지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다행히도 좋은 팀원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모보드 앱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았다

 
이후에는 일본인 팀과 연락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일본인과 팀을 결성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우리는 우선 마음에 드는 팀을 선점하고자 했습니다. 카드를 만들어 우리를 알렸는데, 생각보다 순조롭게 원하는 팀을 결성할 수 있었습니다.
 
팀 빌딩을 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이룬 것이 없으면 학력에 눈이 가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학력이 다는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다른 경험이 없다면 학력 이외에 판단 기준이 없어진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앞으로도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여러 활동을 더욱 많이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천대학교에 모이다(01.08)

가천대학교 코코네스쿨에 도착했다

 
1월 8일 가천대학교에 버스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본 가천대학교는 조금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비록 방학이었기에 학생은 많이 없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넓은 학교였고 멋진 조형물이 가득했습니다.
 
셔틀을 타고 올라간 언덕 꼭대기에는 코코네스쿨이 있었습니다. 코코네스쿨은 가천대학교의 존재하는 학과로써 '창업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코코네스쿨의 존재 또한 당일 처음 알았는데,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에는 완전히 반할 정도로 좋은 학과였습니다.
 

드디어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우 일본인 팀원(하늘, 치사키) 좌 한국인 팀원(채연, 나)

 
그리고 당일 온라인으로 대화만 했던 팀원과 드디어 얼굴을 마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본인 팀원 중 한 명(하늘)은 한국인이었는데, 일본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에 한국어와 일본어 모두 능통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다른 일본인 팀원(치사키)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빛이 났는데, 꼼꼼하고 인내심 있는 성격으로 팀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국인 팀원(채연)은 성격이 밝고 좋아 분위기를 잘 이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

사상 처음으로 춤을 배웠다

 
첫 날 당일은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K-POP 댄스 배우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시작하기 전에는 '뭐 이렇게 까지야..?'라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강사분들이 오고 춤을 배우는 과정은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또 팀별로 영상을 찍으며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간 행사들의 아이스브레이킹 방식은 제각각이었지만, 적어도 춤을 배우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춤도 열심히 추니 보상이 따라왔다

 
우리는 약 1시간 넘게 열심히 춤을 배웠습니다. 그 모습이 강사님들에게 띄었는지, 상으로 과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날부터 팀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고, 생각보다 순주로운 시작에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모든 활동이 끝난 뒤에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한국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 모두 가천대학교 기숙사를 이용했는데, 첫날밤 난방 시스템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1월의 혹독한 날씨 탓에 더욱 힘들었는데, 다행히도 둘째 날부터는 땀이 날 정도로 따듯한 방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이디어 해커톤(Day 2)

인구 문제의 관해 전문가 집단의 강의가 이어졌다

 
둘째 날, 특강과 함께 본격적으로 아이디어 해커톤이 시작되었습니다. GCSC 기간 동안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여러 전문가들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강의의 내용은 사회적 문제 중 인구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세 강사님이 각자의 시각으로 인구 문제를 설명하셨는데, 특히 인구 통계로 바라보는 서울대학교 교수님의 강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뜻깊었던 사례는 바로 비스포크의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가구의 구매는 기본적으로 결혼을 할 때 많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혼인율이 떨어지는 추세에서 비스포크 브랜드의 런칭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요?

이에 대한 교수님의 대답은 놀랍게도 Yes 였습니다. 인구의 양적인 부분(혼인율)은 떨어졌지만, 질적인 부분(경제력이 있는 결혼)은 감소가 적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따라서 비스포크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런칭을 하였고 이는 경제력이 있는 신혼부부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LG 가전의 반응 또한 재미있었습니다. 국내 프리미엄 가구를 비스포크가 이미 점령한 뒤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젊은 세대가 많고 생산성이 높은 국가 베트남이었고, LG의 결정 또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회의가 이어졌다

 
강의 이후에는 문제 정의를 위한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실질적으로 오늘을 포함하여 3일 내에 우리는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도출해야 했습니다. 선택한 주제는 고령화 사회였는데, 여느 사회적 문제가 그렇듯 쉽게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타겟을 정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 쓰게 되었는데, 노인의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60대의 노인, 70대의 노인, 80대의 노인 모두 다른 상황이고 경제력과 병의 중증도에 따라서도 노인의 상황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멘토링 기회를 정말 많이 받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멘토링이었습니다. 주제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었고 몰랐던 사실들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사실이지만 뛰어난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결국 팀 내부에서만 이야기가 돌아가면 한계에 부딪혔을 때 깨어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GCSC는 주기적으로 멘토링을 신청할 수 있었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끝이 없는 회의(Day 3)

잠들 틈도 없이 회의는 계속되었다

 
새벽에 자고 깨어나 3일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특강을 듣고 회의를 이어갔습니다. 다음 날은 중간발표가 있는 날이기에 최대한 틀을 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노노(老老) 간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제를 잡아갔습니다.
 
사진을 보며 기억이 나는 것은 거대 포스트잇의 유용함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화이트보드를 이용해서 회의를 했었는데, GCSC에서는 큰 포스트잇을 애용했습니다. 이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치기가 좋았고, 벽에 붙여다가 즉시 대화를 이어가기도 편리했습니다.
 
사흘째는 밤을 새워야 했습니다. 키워드를 잡기는 했지만 문제 정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못했고, 중간발표 준비가 겹쳐 시간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GCSC 측에서 여러 야식과 카페인을 지원해 준 것은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간발표 그리고 명상(Day4)

인구문제 분야 팀들이 모여 중간발표를 진행했다

 
밤을 새우고 정신이 몽롱한 채 중간발표를 이어갔습니다. 중간발표는 평가보다는 피드백을 받기 위한 자리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피드백은 냉정했습니다.
 
'노노(老老) 간병'이라는 키워드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의사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노노간병은 부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좋았지만, 문제 정의에 대해서는 더 고민을 해보아야겠다.'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한 편으로는 힘 빠지는 피드백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피드백을 받으면서 막혀있던 부분이 뚫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조금은 뜬금없지만 명상을 하며 마음을 치유했다

 
이후에는 명상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동작을 따라 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차분한 분위기에 그만 잠들어 버릴 뻔했지만, 열심히 달려가는 중에도 휴식은 필요한 법이었습니다. 명상 이후에는 다시 온건하게 회의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몬스터와 커피의 힘으로 회의는 이어졌다

 
이후 우리는 최종 발표를 위해 달려갔습니다. 단 하루 남은 상황에서 명확한 문제 정의조차 되어있지 않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길고 긴 회의 끝에 주제는 하나로 정해졌는데 바로 '노인 스마트홈 기기 매칭'이었습니다.
 
이는 일본의 가정에 잘 보급되어 있는 노인 보조 기구로부터 아이디어가 시작되었습니다. 기구의 유무에 따라 위험성은 천차만별이었음에도, 한국의 인식은 저조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를 들며 보조 기구의 대한 사업이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집안의 필요한 보조 기구가 무엇인지 분석해 주며, 보조 기구 설치 업체와 노인을 매칭해 주는 서비스'를 구상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일반적인 기구가 아닌 최근에 주목받는 '스마트 홈' 기기를 다루도록 했습니다.
 
전문가가 노인의 집에 방문하여 신체 정보와 방의 구조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스마트 홈 기기의 위치를 알려주고, 설치 업체 연결까지 도와줍니다.
 
여기에 추가로 AI를 통해 방의 구조와 올바른 기구 설치를 학습시켜, 돈이 없는 노인에게도 서비스가 제공 될 수 있도록 구상했습니다. 기존의 전문가 방문을 AI가 대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돈이 많은 노인으로 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기술을 이점으로 사회적 약자에게도 도움을 주는 서비스인 것입니다.
 
 


 

기나긴 회의 끝에 방향을 잡고 나아갔다

 
 
나흘째가 되어서야 우리는 문제 정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일 솔루션을 도출함과 동시에 발표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분위기가 좋았던 시작에 비해서 그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최종 발표일이 다가와서 겨우 문제 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서 솔루션 도출과 발표 준비에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이 날 밤도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새벽까지 내용 정리와 조사를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PM 역을 맡았던 본인의 잘못도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기까지 시간을 많이 쓴 것이 시간 부족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회고합니다.
 
 


 
 

이틀 연속 밤을 새우고(Day5)

발표를 위한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아침이 되어갈 때 쯤에는, 팀원들과 함께 스크립트의 작성과 수정을 이어갔습니다. 이틀이나 밤을 새우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탓에 서로의 신경이 약간 날카로워졌다는 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들 크게 개의치는 않았고, 오직 최종 발표만을 바라보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지금 보니 머리가 참 길다

 
우리는 오전 발표였는데, 마지막 전 순서를 배정받았습니다. 약간의 남은 시간 동안 본인은 계속해서 스크립트를 읽었고, 팀원들은 끝까지 예상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단상에 오르며 그간의 성과를 펼쳐냈습니다. 밤을 새우며 나흘간 이어갔던 땀과 노력을, 발표 자료와 함께 세상에 선보이는 기적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피곤한 정신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오직 발표 내용을 떠올리려고 애를 썼고, 심사위원분들의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발표가 끝난 뒤에는 팀원들이 올라와 각 질문들에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마지막까지 준비를 한 보람이 있는지, 질문들에 막힘 없이 대답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치사키가 일본 교수님의 질문을 오목조목 잘 대답해 주어 기뻤습니다.
 


성과를 얻어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우수상을 수상했다

 
발표가 모두 끝난 뒤 그간의 긴장이 모두 풀리며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운명에 몸을 맡기며 두 눈을 감았습니다. 이전 대회에서 큰 기대를 걸었다가 참패를 맛본 기억이 있어, 기대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휙휙 지나가고, 어느새 수상자 발표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 팀의 이름이 단상으로부터 불리어왔습니다. 그 순간 머리 위로 피가 몰리며 당황한 눈과 입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정말 현실인가? 싶은 표정으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환호했습니다.

 
큰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그간의 스트레스, 피곤함, 부정적인 감정이 모두 해소되었습니다. 팀적으로 우리는 큰 보상을 받았습니다. 팀원 중 그 누구도 빠짐없이 열과 성의를 보였고, 그간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상으로 보답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는 더욱 큰 의미가 있는 상이었습니다.
직전 대회에서의 참패로 인해, 본인은마음속 깊은 곳에 패배감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대학생으로 외부 대회에서 상을 받는 경험은 꼭 이루고자 소망했습니다. 3월 12일 GCSC를 통해서 그 두 가지 심리적 고통을 모두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GCSC 끝

 
모든 발표가 끝난 뒤에는 만찬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와인가 뷔페를 즐기며 그간의 회포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GCSC는 끝이 났습니다. 그날 밤 우리는 기쁨 마음을 간직하고 서로를 떠나보냈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누구의 몫인가?

이후 나는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을 읽었다

 
2025년 한 달은 제게 큰 의미가 있는 달입니다. GCSC라는 이벤트도 있었지만, 그와 함께 '건강한' 삶을 살았던 한 달이기 때문입니다.
 
직전 대회의 참패 이후 2024년 후반기 부정적 감정에 시달리고는 했습니다. 그러고 1월이 시작되었을 때, 새로운 나를 마주했습니다. 매일 6시에 기상하여 1시간 책을 읽으며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술은 일절 마시지 않으며 하루를 생산적인 시간으로 가득 채우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읽은 것이 바로 '승려와 수수께끼'입니다. 승려와 수수께끼는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인 화자가 열정적인 창업가와 대화하는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대화의 교훈은 사업을 하고 싶다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화에 나오는 열정적인 창업가는 '돈'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이 사업을 하면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의 공동창업자는 창업 초기의 '의도'가 변질되고 '돈'만을 우선으로 하는 창업가에게 크게 실망합니다.
 
둘은 깨어질 위기에 처했지만, 이야기의 끝에는 서로의 의견을 수렴하여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사업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말입니다.
 


 

돈을 목표로 하면 안되는 것일까?

 
GCSC의 참여한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특이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평범했습니다. 그저 대학생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중 눈에 띄게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전전하며 많은 사업을 이어간 베테랑이었습니다. 본인 보다 고작 한 살 많은 나이임에도, 고등학생 때부터 많은 창업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돈'을 위한 사업을 하지 말라고 끝없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는 '돈'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꽤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만 그랬을지 실제로도 그럴지는 알 수 없지만) 마치 창업이라는 행위를 즐기는 것 같았고, 실제로 수완도 좋았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GCSC에서는 사회적 문제 해결이라는 주제를 내걸었습니다. 개중에서 진심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자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비록 수상을 했지만, 이것이 제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요? 적어도 단순한 상금과 트로피로 전략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플래시365. 플래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너무 즐거웠던 시절

 
여러 질문이 스스로에게 쏟아집니다. 이에 답하는 것이 너무 힘드니, 자기 자신만을 생각해 봅시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돈'을 위한 사업을 하려고 하는가? 전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후자는 껍데기가 요란한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봅시다. 본인은 초등학생 이후로 계속해서 '개발자'라는 꿈을 키워왔습니다. 쏟은 노력과는 별개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비록 지금은 게임 개발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제나 즐거운 행위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을 돌아보며,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게임 개발자는 목표에 부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일찍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자부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에 진학하고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부터는 조금 갸우뚱한 것도 사실입니다.
 
'게임 개발자'라는 꿈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은 그저 개발이라는 행위 그리고 창조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단지 그것이 '개발자'가 아니어도 좋았다는 점, 그리고 만들고자 하는 것이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혹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인지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뿐입니다.
 


록 영상이라고는 하지만 비틀즈를 많이 다루었다 그리고 두 달만에 4000명의 팔로워를 얻었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1월과 2월을 보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혹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거리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세상을 관찰하고자 처음 보는 장소만 선정해서 둘러보거나, 하루 종일 빈 종이와 씨름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록 음악'을 좋아하니 이를 토대로 SNS 계정을 키워본다는 둥의 시도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사업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아이디어' 이라던지 '이 사업을 한다면 떼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번 겨울 방학은 실로 안타깝기도 하면서, 때때로 흥미로운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창업과의 인연은 휴학을 하겠다는 마음을 접고 4학년으로 진학하며 잠시 멀어집니다. 완전히 끝을 낸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의 경험 덕에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천재가 아니고 사업이라는 기로에 서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벌써 3월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독서 습관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전공을 살리기 위해 재차 공부하고 있습니다. 앞서 던진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것 또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 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을 책에서 얻으려고 애를 쓰는 상황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취직을 한 다음, 어쩌면 3년 혹은 그 보다 더 나중에 나는 창업이라는 세계에 다시 발을 담을 수도 있습니다. 여느 창업가들이 말한 것처럼 말이지요.
 
 
 
그날이 오기까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것을 맹세하고 또 다짐합니다.


- 2025. 03. 13
- 오랜 기간 걸린 GCSC 회고 마침.
- 박성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