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산달로스의 행보
슈퍼커브 네가 가지고싶다 - 1 본문
나와 모터바이크 세계의 만남
한국에서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이 어떤가?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고운 시선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차량 운전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가 없으니... 내 생각은 이렇다. 운전 할 때는 거슬리는게 맞고 양아치 운전자들도 많은건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 멋있는 오토바이도 존재한다. 그리고 언젠가 한 번쯤 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대학생이 된 지금, 매일매일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동수단의 중요성이다. 나는 학교까지 버스로 3 정거장, 걸어서는 25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곳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고교시절에는 기숙사 생활을 해서 잘 몰랐지만 통학이라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면 좋겠지만 만원 버스에 탑승하는 것은 쉽지 않다. 탈 공간이 없어 탑승거부를 당한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부들부들 떨린다. 그렇다고 걸어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지만 학교가 엄청난 언덕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매일 강제로 등산을 하는 곤욕을 치러야 한다.
사실 이륜차를 살 생각으로 자취방을 구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등교를 해보니 그 필요성이 나를 더욱 강하게 끌어당겼다. 이런 상황에서 내 눈에 들어온 건 바로 이륜차였다. 요즘은 씽씽이 같은 공유킥보드가 아주 많아 그것을 이용해도 좋지만 앞으로 등교를 3년이나 더 해야 하지 않는가? 차라리 내 것을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동네에서 타고 돌아다니거나 기분이 좋으면 드라이브도 할 수 있고. 이제와서 말하는 거지만 지금 너무 꽂혀버렸다. 그러고 나서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게 바로 슈퍼커브였다.
슈퍼커브로 말할 것 같으면 아주 근본이 넘치는 바이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사실 오토바이에 관심을 가지기 이전에 슈퍼커브에 대해 먼저 알게 되었었다.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만큼 유명하다는 말 아니겠는가? 1958년도부터 2023년까지 계속해서 사랑받는 것이 슈퍼커브다. 우동 배달부가 한 손에 우동을 들고도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만들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즉, 그 안정성과 튼튼함은 이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오토바이를 사기로 결정하고 다른 바이크도 많이 찾아보았다. 그럼에도 다시 슈퍼커브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정말 정말 싼 시티 에이스 같은 오토바이를 제외하고 200만 원대의 꽤 쓸만한 오토바이 라인업에 위치해 있다.
두 번째로 최상급의 품질이다. 동급 라인의 다른 스쿠터(+ 125cc 이하 급 오토바이)들과 비교했을 때 그 성능을 칭찬하는 글이 너무나도 많았다.
세 번째로 외관이 너무 아름답다. 이렇게 귀여운 클래식 오토바이는 내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그 색감이나 디자인이나 사람을 매혹하는 디자인이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장점과 단점들이 존재한다. 인터넷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정보를 구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슈퍼커브는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적의 선택이라는 것이었다.
뭐가 어찌 되었건 슈퍼커브는 이미 내 마음속에 들어와 버렸으니 이제 그것을 살 돈이 필요했다. 나는 그전부터 알바를 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처음 목표는 사실 7월 즈음에 구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보고 싶은 나머지 나는 생에 처음으로 무이자 할부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보고자 결심했다. 적금으로 큰돈을 묶어두는 것보다 돈을 나눠내며 생활하는 편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장에 전화를 해보니 3개월 까지는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나는 중고보다는 신차로 구매해서 매달 내가 원하는 튜닝을 해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다행히 이번 연도에는 물량이 많이 풀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렇게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슈퍼커브였기에 원래는 4월 1일에 혼다 매장에 방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금 어이없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A매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색이 없었고 B매장은 색상은 있지만 내가 가진 카드로 무이자 할부를 진행할 수 없었다. 우선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C매장에도 연락을 취해볼 생각이다. 만약 여기도 블루가 없거나 무이자 할부가 안된다면...
다시 기다림과 함께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겠다. 다음 주 중에는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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