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산달로스의 행보
슈퍼커브 네가 가지고싶다 - 2 본문
나와 모터바이크 세계의 만남
원래 슈퍼커브는 재고가 없어서 구하기가 힘들다고 들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져있었다. 물량이 많이 풀려 근처 혼다 매장에서 슈퍼커브 신형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나 또한 원하던 블루 색상을 수소문 끝에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위치가 안양 혼다 매장이었다는 것, 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으니 수원에서 안양까지 1시간 동안 전철을 타고 달렸다.
그렇게 드디어 실물로 마주한 슈퍼커브 블루 감격의 순간이었다. 이 얼마나 고대하고 눈물흘리던 시간이었던가. 영롱하게 빛나는 슈퍼커브는 마치 잘 빚어진 도자기가 오토바이로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 그리고 너무 귀엽다. 빨리 집으로 데려가고싶은 마음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버렸다. 하지만 아직 준비단계는 끝나지 않았다.
우선 사장님과 이야기를 좀 나누었다. 중요한 것은 튜닝 리스트와 출고 일자. 슈퍼커브하면 튜닝을 빼 놓을 수 없는데 정말 다양한 튜닝이 있다. 세상에 많고 많은 슈퍼커브들이 있지만 실용성과 드레스업 부분에서 주인의 개성을 담은 튜닝을 통해 자신만의 슈퍼커브가 탄생한다. 슈퍼커브를 사겠다고 마음먹을 때 즈음이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대학교에서 바이크를 좋아하는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친구와 사장님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한 튜닝 리스트를 소개하겠다. (가격은 기억이 잘 나지않아 대략적입니다.)
1. 윈드 스크린
우선 윈드 스크린부터 달았다. 매장에서 슈퍼커브를 바라볼 때 윈드 스크린이 없으니 너무 휑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긴 윈드 스크린을 다느냐 짧은 윈드 스크린을 다느냐 선택해야 했는데 나는 짧은 혼다 순정 윈드 스크린을 선택했다.
짧은 윈드 스크린은 달았을 때 가슴정도까지만 올라오기 때문에 얼굴에 오는 바람을 막아주지 않는다. 그래도 너무 혼다 순정 스크린이 너무 예뻤기에 바람을 못 견디면 고글을 착용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달았다. 가격은 97,000원 정도
2. 리어 시트와 시시바
나는 탑박스를 달고싶지않았다. 물건을 보관할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한 슈퍼커브이기에 있으면 편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많은 짐을 들고 다니지 않고 탑 박스가 없는 편이 훨씬 예쁘기에 다른 방안을 모색했다. 그것이 바로 시시바다.
스케이트보드와 책가방 정도가 전부인 나에게 딱 맞다고 생각했다. 가방은 매고 운전하고 스케이트보드만 시시바에 묶어서 움직이면 딱 좋을 것 같았다. 문제는 시시바를 달면서 리어 시트까지 다는거였는데 2인용 시트 하나를 달아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2인용 시트 가격은 220,000원 시시바는 100,000원 언저리
3. 핸들 밸런스
솔직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꼭 달라고 해서 달았다. 핸들 밸런스는 직접 운행을 해 보고 나서야 체감이 될 부분인 것 같다. 가격은 65,000원 정도
이미 예산은 초과해버렸기에 여기까지만 진행했다. 이 외에도 단순 드레스업 튜닝으로 크롬을 박거나 바퀴를 스포크휠로 바꾼다던가가 가능하다. 혹은 실용적인 측면을 챙기자면 바구니를 달거나 베트남캐리어를 달 수 있었다. 주행을 하면서 불편함이 생기면 튜닝을 진행해야겠다.
커브 순정가 2,650,000카드값은 3,200,000원. 내가 그 동안 모은 돈이 슈퍼커브로 치환되었다. 지금까지 직접 구매한 물건중 가장 비싼 물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튜닝이 끝나면 탁송을 받을지 직접 타고 가져갈지 선택해야했는데, 나는 탁송을 받기로 결정했다. 사장님은 타고가라고 하셨지만 다시 고민을 해보니 안양에서 수원까지 첫 운행을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돈과 시간을 조금 더 쓰더라도 안전하게 하는게 옳다는 판단이 섰다.
아무튼 필요한 서류들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보험을 가입하고 번호판을 받고 튜닝이 끝나기를 기다리면된다.
집에 돌아오니 마침 헬멧이 도착해있었다. 헬멧은 SOL사의 AO-1헬멧으로 구매했다. 헬멧을 구매하는데에도 종류가 많았다. 머리 윗 부분만 가려주는 스타일과 얼굴 시야를 가리지 않고 옆면이 덮인 스타일 그리고 얼굴 전체를 덮는 스타일이 있었다.
나는 적당히 덮는 형태의 헬멧을 택했다. 머리 윗부분만 가리는 헬멧은 솔직히 너무 부실해보였다. 그리고 얼굴 전체를 덮는 헬멧은 너무 답답할 것 같았다. 가격은 200,000원이다. 유튜브에서 추천을 받았었는데 헬멧도 준비 비용의 꽤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서류 파일을 열어보았다. 안에는 차대번호가 적힌 파일과 여러 사용설명서들이 들어있었다. 솔직히 사용설명서는 너무 재미없었다. 정비노트는 나중에 시간을 내서 읽어보면 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라이딩 가이드 북 같은 경우 초보 라이더들을 위한 설명을 그림으로 해주고있다. 친구에게 오토바이 강습을 받기로 약속받았으니 한 번정도만 읽고 넘어갔다. 결국은 실제로 타봐야 익히지 않겠는가?
드디어 슈퍼커브를 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이번 주 내에는 타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기운이 난다. 잘 연습해서 안전하게 운행하면서 내 대학생활에 하나의 추억으로 만들어야겠다. 목요일이 지나면 출고가 된다. 실제로 타보고 나서 또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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