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산달로스의 행보

인간관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따뜻한 마음 본문

Reading/GREEK AND ROMAN MYTHOLOGY

인간관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따뜻한 마음

모노산달로스 2022. 12. 18. 22:26

인간관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따듯한 마음 - 그리스 로마 신화로 생각 넓히기

 

인간을 만든 프로메테우스 신

인간관계가 가지는 의미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고대의 기초적인 사회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관계를 잘 헤쳐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지금도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는 인간관계가 경제적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는 말 그대로 가장 우선되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우리를 부유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게 만드는 것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런 따분한 경제적인 관념 이외에도 인간들은 모두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사회와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기는 매우 힘든 일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간관계가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지, 아니면 알고도 그렇게 하기 힘든지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물론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간관계란 이름만 들어도 꺼려지는 어려운 존재이다. 그래서 항상 고민하고 공부하고 또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며 내 스킬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것이 딱딱한 사회생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을 사귀고 애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모두 중요한 인간관계이다.

 

 

 




자, 우리 모두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며 부딪혀 보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인간관계 기술'을 설명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그럴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여기서는 교육이 아닌 내가 가진 '인간관계의 가치관'을 공유해보겠다. 전문적인 교육보다는 아니겠지만 나 자신에게도,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인간관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는 중요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다. '필레몬과 바우키스 이야기'이다.

 

 

 


 

 

음식을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 페테르 폴 루벤스

 

 

필레몬과 바우키스 이야기

 

 

'프뤼기아 산간 지방'에는 아주 오래된 보리수와 참나무가 한 그루씩 서있는데 그 사이에는 커다란 연못이 하나 있다. 예전에는 그 연못에 신전이 세워져 있었다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제우스 신''헤르메스'와 함께 인간 세상에 내려왔을 때의 이야기이다.  두 신은 인간으로 변장을 한 채 그 마을로 향해 하룻밤만 묵을 수 있냐고 도움을 청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차가웠다. 인간들은 모두 빗장을 걸어 잠그고 호통을 치며 돌려보냈다. 오직 한 집에서 그 둘을 묵게 해 주었는데 그 집이 바로 필레몬과 바우키스의 집이다. 둘은 노부부로 가난하게 살고 있었지만 그 집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제우스와 헤르메스가 찾아갔을 때 그 둘은 문을 열어주고 얇은 방석에 붙은 먼지를 털어 자리를 내주었다. 할멈인 바우키스는 화로에서 작은 불씨를 찾았다. 그 위에 나뭇잎과 잘 마른나무껍질을 얹고 입으로 불어가며 불을 일으켰다. 필레몬은 잘게 쪼갠 장작을 냄비 밑에 넣어주었다. 영감은 잠시 뒤 농장에서 정성스럽게 가꾼 야채들을 가져와 시든 잎을 깨끗하게 떼어냈다. 그리고 오래된 훈제 돼지의 살을 발라내 냄비에 넣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두 부부는 계속해서 수다를 떨었다.

 

 

왜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을까? 그건 바로 손님들이 심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손잡이 못에 걸려있는 너도밤나무 통에는 따뜻한 물이 들어있었는데, 이 물을 아낌없이 퍼와서 손님들의 손을 씻게 했다. 버드나무로 된 안락의자에 명절에나 꺼내는 걸상보 까지 내어 깔았다. 이윽고 알락 달락 한 딸기, 꽃상추, 순무 그리고 치즈 한 덩이와 재에 구운 달걀까지 접시에 내왔다. 무늬가 박힌 술병과 너도밤나무 술잔도 가져와 대접하였다.

 

 

식사가 계속되는 중에 두 부부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는데 바로 포도주를 아무리 부어도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둘은 손님들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는 신들인 줄도 모르고 허름하게 대접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며 용서를 빌었다. 이후 할멈은 문지기 노릇을 하는 거위를 잡아 대접하려고 했는데, 거위는 날갯짓을 하며 제우스 신이 있는 곳으로 도망갔다. 그러자 제우스는 거위를 잡지 말라고 이야기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자신의 정체를 밝힌 신들은 나그네를 대접할 줄 모르는 이웃들에게 '벌'을 내릴 것이라고 엄중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두 부부만큼은 재앙을 피할 수 있게 산으로 따라 올라오라고 이야기하였다. 바우키스와 필레몬은 신들을 따라 산을 반 정도 올라가던 중에 아래를 내려보았다. 그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는데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서 형체도 남지 않게 돼버린 것이었다. 이웃들을 걱정하던 찰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는데, 두 사람이 살던 작은 오두막이 있던 곳에서 한 '신전'이 솟아올랐던 것이다.

 

 

이후 제우스가 원하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두 부부는 신전을 지키는 신관이 되어 남은 생을 함께 살다가 같은 날에 죽고 싶다고 이야기하였다. 시간이 흐르고 필레몬과 바우키스의 마지막 시간이 찾아왔을 때 두 부부의 몸이 나무로 바뀌며 서로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신들을 사랑하는 자는 신들의 사랑을 입고,
신들을 드높이는 자는 사람들로부터 드높임을 받는 법이거니

 

 

 


 

내가 원하는 인간관계 가치관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개인이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사람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어떤 사람은 상대의 배려하는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一期一会(いちごいちえん) 정신이다.

 

 

 

 

이치고 이치엔은 일본 서예에서 나오는 말로 '일생의 한번뿐인 만남'이라는 뜻이다. 연인관계에서는 천생연분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로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도 진심을 다하자'라는 뜻을 가진다. 자세한 의미는 해당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나에게 중요한 사람에게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 또 어떤 친구는 "모든 사람에게 열심히 하는 건 감정 낭비"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인간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데에는 큰 힘이 들어가니까.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 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컨디션 조절도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다양한 인간관계를 겪어가며 나는 생각을 조금 바꾸었다. 과연 한번 보고 말 사람이라고 대충 대해도 되는 걸까? 그것이 현대인이 잃어버린 무언가가 아닐까?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어떠한 손해도 보기 싫어한다. 그것이 돈이 아니라 감정일지라도 마찬가지이다. 헛된 곳에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지난 세월을 한번 생각해보자. 내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떠나간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분명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추억들도 돌이켜보면 나는 정말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했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때로는 후회가 남는 날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一期一会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앞으로 후회하지 않게 항상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필레몬과 바우키스 처럼 말이다.

 

 

물론 지금 완벽하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나도 노력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꽤 많다.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한 번 더 복기한다. 집 앞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모르고 지내던 옆집 사람도, 학교와 직장에서 보이는 수많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도. 내가 지금 진심을 다 하면 그것이 또 다른 방식으로 발전할지 누가 알겠는가? 현대인들은 대부분 '따뜻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계산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인생의 한번뿐인 만남 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한다.

헤어질 때는 일말의 후회도 남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ps.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이 글 하나로는 너무 짧다. 그만큼 파헤쳐도 파헤쳐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게 바로 인간관계이다. 앞으로도 블로그를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적어 공유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인간관계는 앞으로도 여러 번 언급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긴 글을 읽어줘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