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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에톤과 황금 마차 이야기 / 부제 : 고집스러운 사람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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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에톤과 황금 마차 이야기 / 부제 : 고집스러운 사람들

모노산달로스 2022. 12. 16. 00:15

파에톤과 황금 마차 이야기 - 그리스 로마 신화로 생각 넓히기

 

 

고집이 강한 사람을 본 적 있는가? 나 또한 어린 시절 자주 고집이 강한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고집이 강한 사람은 자신이 한번 정한 의견이나 행동에 대해서 바꾸려고 들지 않는다. 자신이 선택한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는 걸 꺼려한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다양한 소설책에서나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고집이 강한 인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헬리오스 신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는가? 태양 마차에 대해서는? 헬리오스는 태양의 신으로서 황금마차를 타고 매일 아침 동쪽에서 떠 올라 하늘의 궤도를 따라 이동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오케아노스 즉, 바다 건너편으로 넘어가 사라진다. 그런 헬리오스의 아들 파에톤은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결국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먼저 소개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에 대한 생각을 서술하겠다.

 

 


 

아폴론 이전의 태양신 헬리오스

 

파에톤과 황금마차 이야기

 

 

신화시대에서 현대의 이집트는 '아이귑토스'라고 불렸다. 이집트에는 헬리오폴리스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는 '태양의 도시'라는 뜻이다. 헬리오스는 이 도시의 '클뤼미네'라는 여인을 사랑해서 잠시 머물렀는데, 이 때문에 태양의 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클뤼미네는 헬리오스가 다녀간 후에 '메로프스'라는 남자와 결혼하게 된다. 클리뮈네는 10달 후 아이를 출산하게 되지만 메로프스는 손가락을 세어보고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클리뮈네는 헬리오스의 아들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였고 메로프스는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들의 이름을 '파에톤'이라고 짓는데 이는 '빛나는 자'라는 뜻이다.

 

 

파에톤이 무럭무럭 자라 청년이 되었을 때, 동네의 다른 아이들에게 자주 시비가 걸렸다. "네 이름이 파에톤이라고? 건방지게 무슨 태양의 신의 아들이라도 된다는 말이냐?" 참다못한 파에톤이 어머니에게 진실을 알려달라고 말하자 클리뮈네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버지 메로포스는 양아버지이고 파에톤은 진짜 태양의 신의 아들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파에톤은 태양의 신이라는 증거가 있는지 물었고 어머니는 헬리오스를 만날 수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파에톤은 헬리오스를 만나기 위해 찾아갔다. 헬리오스는 파에톤이 자신의 아들임을 단 번에 알아채고 자신의 아들이라는 증거를 보여주기로 했다. 그것은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었는데 그는 스튁스 강에 맹세하고 무엇이든 하나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선언했다. 스튁스 강에 맹세를 하면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조차도 그 뜻을 거둘 수 없다. 이때 파에톤은 헬리오스를 놀라게 하는 대답을 하는데, 그의 소원은 황금 마차를 타는 것이었다.

 

 

헬리오스는 스튁스 강에 맹세한 것에 대해 큰 후회에 빠졌다. 황금마차는 매일 타는 자신조차 쉽게 탈 수 없는 것인데 신도 아닌 인간인 파에톤이 제대로 탈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마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목동자리 뱀자리 게자리 전갈자리 사자자리 등등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마차의 높이를 태양과 대지 사이 중간으로 알맞게 조절하고 길을 따라 제대로 이동하고... 헬리오스는 파에톤이 마차를 타게 되면 죽으리라고 확신했다. 황금 마차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제발 다른 소원을 빌어달라고 애원했다. (내가 읽은 글에서는 그 정도로 간절해 보였다)

 

 

하지만 파에톤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황금마차에 타게 되었다. 결과는 예상하는 그대로였다. 파에톤이 이끄는 황금 마차는 올바르게 이동할 수 없었고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를 불태우며 제어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때 수많은 강이 사라지고 많은 산들이 불탔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불타오르는 고통을 참을 수 없었고 제우스 신에게 이야기하였다. 제우스 신은 깜짝 놀라서 신들을 불러 모았다. 그중에서 헤파이스토스가 "자신이 황금 마차를 다시 만들 수 있으니 번개로 부수어버리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였다. 제우스는 산 중턱에 올라가 벼락을 들고 파에톤이 타고 있는 황금 마차를 향해 던졌다.


 

 

황금 마차에서 떨어지는 파에톤

 

고집스러운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벼락을 맞고 난 뒤의 이야기는 자세히 적지 않겠다. 황금 마차는 제우스의 번개에 박살이 나버렸고 파에톤은 하늘에서 떨어져 불 타 죽었다. 파에톤은 황금 마차라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버지의 조언을 듣지 않고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마차를 몰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중요한 일이라면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책을 찾아보거나 인터넷을 둘러보거나 한다. 고집스러운 사람은 '생각의 시야'가 극히 좁다. 아니 그들은 스스로 좁게 만든다. '자신이 결정한 일은 무조건 옳다'라는 대전제를 기준으로 사고를 이어간다.

 

 

고집스러운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었을 때 그 의견을 수정하고 일을 진행한다. 하지만 고집쟁이는 자신의 의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모른 체한다. 신화를 읽으면서 파에톤이 어째서 그렇게 까지 황금 마차를 타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다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파에톤은 자신의 선택에 의심을 하지 않았거나 아버지의 말을 듣고도 애써 모른 척했을 것이다.

 

 

고집스러운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쉽게 굽히지 않는다. 그 들은 자신의 의견이 틀렸다고 깨달았을 때 자신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추기 위해 주변 환경을 무리하게 바꾸려고 든다. 이는 결국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 사이에 단절을 불러 일으킨다. 고집은 그 과정에서 끝내 파멸에 이르게 된다. 벼락을 맞은 황금 마차처럼 말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하고 싶다. 고집스러운 사람이 되지 말고 여러 가지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이다. 물처럼 흘러가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은 꽤나 유명한 말이다. 유연하게 주변 상황에 맞춰서 자신의 의견을 고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선택을 하는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가 가진 지식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완벽하지 못하다. 아버지, 어머니 혹은 선생님과 친구들과 같이 많은 사람들과 지혜를 나누자.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편협한 사고는 독이 된다.

 


 

여러분은 고집스러운 사람을 본 적 있는가? 혹은 자신이 그런 사람인가? 그렇다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공유해주기를 바란다. 언제나 내 생각에 대한 비판이나 코멘트도 환영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거나 흥미로운 생각이 든다면 주저 말고 댓글로 남겨주었으면 한다. 함께 이야기하면서 지혜를 가꾸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성장으로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