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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디테가 황금 사과를 받은 이유는? / 부제 : 아름다움의 가치란 본문
아프로디테가 황금 사과를 받은 이유는? - 그리스 로마 신화로 생각 넓히기
아름다움이란 참으로 신비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에 '아름다운 것'을 소유하고 싶은 감정이 드는 경우가 많다. 왜 일까? 함께 고민해보자
예전에 쿠르트게작트의 영상을 본 기억이 있다. 영상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 자연에서 선택받는 이유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아름다운 형태를 가진 물건, 예를 들면 뾰족한 돌 같은 것을 선택한 생물이 생존에 이익을 얻는다. 또는 아름다운 배우자를 선택한 생명체가 질병이나 장애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던가. 혹은 그 자체로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던가 등등...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알다시피 아프로디테라는 여신이 등장한다. 이 여신은 헤라와 아테네를 제치고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뽑히는 명예를 차지했다. 우선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보기 전에 그 이야기를 잠시 들려주겠다 그 유명한 파리스의 심판이다
아주 먼 옛날, 인간이 신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을 정도로 영웅스럽던 시절이 있었다. 뮈르미돈의 왕 펠레우스와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웅대한 결혼식에는 많은 신들과 인간들이 모였다. 잔치가 한창 무르익어가던 때, 모두가 반기지 않는 손님이 나타났다. 바로 불화의 여신 에리스였다. 에리스는 불화를 부르기 때문에 초대받지 못했었는데, 자신이 받은 모욕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며 작은 사과 하나를 툭 던지고 사라졌다. 그 사과의 한 귀퉁이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 가장 아름다운 그리스 여신에게 "
이 사과를 두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세 여신이 나타나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결혼과 가정의 신인 헤라가 나와서 주장하였다. "나는 신들 중 가장 강력한 제우스의 아내이자, 모든 신들의 여왕이 되는 여신이니 당연히 이 사과는 내 것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또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네가 나타나서 이야기하였다. "내가 가진 지혜의 아름다움은 다른 신들의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것이니 제가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말하였다 " 미의 여신인 제가 이 사과를 받지 않으면 누가 받을까요? 당연히 제 것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신과 인간들이 쉽게 한 여신의 편을 들어줄 수 없었는데 한 여신의 편을 들어주면 다른 두 여신의 미움을 사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 논쟁은 잔치가 끝나고서도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세 여신이 이 문제로 곪아가던 때에 인간 세계에서는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이 태어났는데 그 이름이 파리스였다. 파리스는 잘생긴 목동으로서 초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세 여신은 단번에 그 소년이 프리아모스 왕의 아들인 것을 알아채었다. 세 여신은 자신들의 정체를 모르는 저 소년에게 선택을 맞기 기로하고 파리스의 눈앞에 나타났다.
파리스의 앞에 황금 사과를 던지고 모든 신들의 왕후에 어울리는 옷차림을 한 헤라가 자신을 선택하면 엄청난 재물과 명예를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아름다운 황금 갑옷의 아테나는 자신을 선택한다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지혜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깊고 푸른 눈을 가진 아프로디테 여신은 자신을 선택하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간 여성과 결혼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말에 넘어가 아프로디테를 선택하였고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뽑히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후에 파리스는 헬레나라는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하는데 이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파리스의 고국인 트로이아는 불바다가 되어버렸다.
파리스는 엄청난 재물과 명예 그리고 최고의 지혜를 모두 뒤로하고 아름다운 여성을 선택하였다. 어째서일까? 사람의 가치관이야 모두 다르겠지만 아름다움이란 사실 보기에 좋다는 것 그 이외에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 아닌가? 특히 헤라와 아테나가 제시한 조건에 비하면 말이다.
필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서 이미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다른 보상들이 줄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로운 사람이라도, 엄청나게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아름다운 여성의 환심을 사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였을 때 다른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알 수 없는 새로운 만족감 혹은 자존감일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물건을 자주 접하고 그것을 사곤 한다. 비록 그것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골동품일지라도 그 자체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매력을 가진다. 아름다움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존재 자체로 자신을 원하게 만드는 것, 이게 아름다움의 무기이고 무서움이라고 생각한다.
파리스의 마지막은 처참했다.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였지만 결국 트로이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우리도 아름다운 물건을 구매하고 곧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아름다움을 좇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뜻일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꾸만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곤 한다. 신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인간과 아름다움은 바로 그런 관계이다. 실리를 얻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찾게 되는 것, 그 마지막이 좋지 못하더라도 자꾸만 생각나는 것. 아름다움이 가지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가지는 것은 좋은 것이다. 나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비록 쓸모없더라도 그 자체로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낸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과분할 경우 화를 입게 될 수도 있다. 무리하게 얻어 내려하지 말자,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먼저 자신의 아름다움을 갈고닦도록 하자. 그렇게 자신이 먼저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다면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외모뿐만 아니라 당신의 인격과 지혜 그 모든 것에서 말이다.
아름다움이란 참으로 신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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